모젤베이 트레킹을 하고나니 너무 더웠습니다. 햇볕도 강하고 작년내내 남편에게 수영을 배우고 나니 트레킹 코스 아래에서 자연이 만든 야외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고있자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내려오는 길에 남편과 자연야외수영장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하필 수영복을 안가져와서 간단한 티와 반바지만입고 갔는데 청소년들과 아이들을 데리고온 부모님 아이들이 바다수영장으로 다이빙하는 풍경이 첫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간단한 비치타월을 가지고 겹겹이 자연스럽게 생겨난 파도 방파제안에 고여있는 바닷물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진짜 신기하였습니다. 아무리 큰 파도가 밀려 들어와도 두,세겹으로 가로막고있는 돌담들에 부딪혀서 파도가 이윽고 부서져 잔잔한 수영장을 이루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였습니다. 여행전에 짐쌀때 남편에게 수영복을 가져갈지 오리발을 가져갈지말지 이야기 하는동안 남편은 굳이 가지고 가지말자고 하더니... 제일먼저 바다에 뛰어듭니다. 그곳에는 유독 동양인은 우리둘뿐이라 수영하고 돌아다니다보면 시선이 집중되었는데 유독 수영복차림이 아닌 동양인 커풀은 더더욱 집중되었습니다. 잠시나마 수영복타령을 하지만, 유독 별것도 아닌것에 목숨걸고 돈아낀는 남편때문에 대충 물놀이를 즐깁니다. (사실 자기가 필요한건 사고마는 인간이라.. 이럴땐 내편의를 봐주지 않고 고집부리고 남자취급해서 짜증이 엄청 났습니다.) 하지만, 물에 들어가서 수영하고 나니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겹겹히 쌓여있는 돌계단들에는 홍합새끼들이 붙어서 자라고 있습니다. 엉금엉금 걸어가서 자리를 잡고 물에 서서히 들어가는데 시원한 물놀이는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바다에 들어가서 수영하다보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바닷물이라 수영장에서 수영할때보다 물에 더욱 잘떳고 물너울도 돌들에 부딪혀서 부서져 울렁임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는 두개의 다이빙대가 있었는데 얕은 높이의 다이빙대와 약간 높고 깊은 곳에 다이빙대가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줄서서 다이빙을 합니다. 남편이 같이 하자고 졸랐지만 물공포증이 있는 저로써는 바다수영을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남편에게만 다이빙을 하라고 하였는데 결국 안하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물속에서 지켜보고 밖에서 보기 때문에 그 시선을 이겨내기가 쉽지는 않겠죠

자연에 만들어진 이 수영장은 무료입니다. 그냥 들어가서 자리잡고 물놀이를 즐기면 되는데 만약 이곳에 온다면 반드시 개인용 수영용품과 수영복을 꼭 챙겨오길 조언합니다. 아무래도 완벽한 수영장이 아니고 대략의 샤워실과 이동통로만을 만들어놓은 곳이기 때문에 수영용품을 빌려주거나 하는 것이 없고 무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형이 돌과 돌 사이에 움푹 들어간곳에 수영장이 만들어 져있기 때문에 꽤 깊습니다. 그래서 물공포증이 있거나 하신 분은 하류에 모래와 함께 있는 얕은 물에 가셔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은 돌들이 막아주는 자연 수영장이기 때문에 부상을 조심하셔야합니다. 저도 수영하면서 허우적 거리다가 발뒤꿈치가 돌에 부딪혀서 멍이 들었는데, 잘보고 킥을 하여야합니다. 그리고 발딪는데가 다 돌이기때문에 미끄러움과 홍합조각에 긁힐 수 도 있어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넘으면 점점 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밀물과 썰물이 있어 물의 높이가 저녁엔 꽤 높아지고 물너울이 꽤 커집니다. 그러기 때문에 오후에는 되도록이면 수영을 안하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암석위에 물건을 올려놓았었는데 5시가 되도 뜨거운 날씨라 몰랐는데 수위가 높아진 상태에서 너울이 높아지면서 저희 물건이 젖고 남편의 슬리퍼가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곳에 착한 아가씨가 주워서 던져주고 떠다니는것을 가져다 주었는데... 확실히 그시간대에는 물이 상승한 것을 느낄 수 있고 파도가 높아져서 휩쓸림이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하이킹을 끝내고 물놀이로 마무리한다면... 너무 좋은 곳이기때문에 위에 모젤베이 하이킹을 끝내고 방문하시면 좋은 장소라 강추합니다.

 

가든루트코스의 첫번째를 장식한 나이즈나는 강, 바다, 산이 한데 어울리는 곳이였다면 나이즈나 옆에 모젤베이는 끝없는 바다와 만나는 곳입니다. 모젤베이에 있는 고급 골프장이 있는데 이곳의 골프장은 남아공 탑5안에 들어가는 고급 골프장으로서 휴가철에는 예약하는것도 어려운 곳이라 모젤베이에서 휴가를 즐긴다면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있는 코스를 꼭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갑자기 출발한 가든루트 여행이라 이곳의 코스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St blaize hiking trail 하이킹을 통해 마지막 원시인 동굴이 있는 곳까지 이어져 있는 곳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모젤베이 돌고래무리

지도에서 보면 오른쪽 끝의 하이킹 입구부터 왼쪽의 골프장까지 쭉 바닷가를 걷는 코스로서 한 3시간은 넘게 가야하는 꽤 긴 하이킹 코스입니다. 걸어가는 동안 바다를 내려다보며 멀리서 운좋게 만나는 돌고래 무리와 고래가 물뿜어내는 모습도 볼수 있는 곳입니다. 저희는 총 하이킹 코스중에 3분의1 정도 돌고 반환하기로 하였습니다.

가는동안 1시간정도 계속 걸었는데 걸어가는 동안 바다를 유심히 보던 남편이 돌고래 무리가 헤엄쳐 돌아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멀리 바다에서 돌고래무리가 방향을 같이 틀며 헤엄치는 모습이 얼마나 신기했는지 떨리는 손으로 그장면을 담고자하였는데 제대로 잡지못해 아쉬움만 남습니다. 

St blaize hiking trail map

 

St blaize hiking trail cave

처음 입구부분은 모젤베이의 바다 중턱에 암석 공간에 머물러 살던 원시인들의 흔적들을 처음 발견한 곳인데 돌도끼와 그들이 먹었던 조개껍질등이 발견된 곳을 남겨놓은 곳입니다. 바다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이곳은 그들에게도 좋은 뷰에서 식사하는 맛을 알았던 것은 아닐까요? 마치 원시인들이 식사하며 내려다 봤을 법한 위치에서 보는 바다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이렇게 원시인 거주지로 부터 St blaize hiking trail은 시작됩니다. 

이곳에서 잠시 원시인들의 흔적들이 발견된 장소를 보고 왼쪽의 오르는 계단을 따라 가게되면 트레킹이 시작됩니다. 한참을 걷다보면 바닷길로 오솔길을 걷게되는데 바다가 바로 보이는 산등성이길을 걷자니 하늘과 바다의 파랑색이 어느 색료나 물감보다 더 푸르고 청량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모젤베이바다

12시경쯤 시작된 트레킹은 뙤악볕에 타들어갈듯 뜨겁지만 멀리서 보이는 풍경과 오솔길같은 길는 것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너무 뜨겁고 가져온 물이 거의 동이난 저희는 지도에서 삐죽 튀어나온 지점에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계속 낭떠러지에서 바다를 내려보는 기분이였다면 이곳은 곶처럼 들어간 부분이 있어 부딪혀 파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젤베이 St blaize hiking trail 중간지점
모젤베이의 바다

이 능성이를 따라 또 쭉가게되면 또다른 큰 원시인 동굴을 볼 수 있는데 그곳은 골프장 리조트 게이트를 통해서 들어가도 되고 이 트레킹을 따라 들어가서 볼 수 도 있긴한데 그 동굴은 진짜 흔적들을 직접 볼수 있고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가이드를 통한 투어예약을 해야 갈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 트레킹을 통해 케이브맨(원시인)투어를 하려면 미리 예약하여 가이드투어를 하여야합니다. 꼭 기억해두세요.

다음날 케이프타운으로 이동해야하기때문에 뜨거운 햇볕아래 트레킹은 아쉽게 마무리하고 차를 타고 최종지인 동굴로 가려고 하였지만, 가서 들어가려고 하니 가이드투어예약해야한다는 말에 되돌아오고 말았지만, 바닷가의 원시인들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모젤베이의 트레킹이 나쁘지 않았던 경험이였습니다. 남아공의 마지막 겨울을 이렇게 멋진 투어와 트레킹으로 마무리할수 있다는 점에 다시금 행복감을 느낍니다. 남편과 하는 남아공의 여행이 이번이 마지막해라는 것이 믿겨지지않고 그동안 더 많은 여행을 하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였습니다. 트레킹으로 남편과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누고 힘들면 물도 꺼내마시며 오르고 내리다보면 함께 걷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혼자 있을때나 신혼초에는 편히 쉬는 여행을 하길 바랬었는데 살다보며 같이 걷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다보니 이러한 시간이 얼마나 좋은 경험인지 이제서야 비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TIP.

1. 남아공 대부분의 식당엔 브레이크 타임이 있습니다. 오후 3~5시 그시간대를 피해주세요

2. 피자에비노도 인기가 많은 식당이기 때문에 꽤 기다려야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인원이 간다면 예약을 하고 식사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물놀이까지 완벽하게 마친 오늘 일정을 멋지게 마물리 할 수 있는 저녁시사로 우리는 피자와 스파게티 맛집이라고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곳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묵은 곳에는 리셉션앞에 베스트 파이브 맛집과 꼭 가야하는 모젤베이 지역들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로컬에 오래살아온 사장님의 추천음식은 반드시 먹어줘야겠죠?

피자에비노 라는 이곳은 트립어드바이져 모젤베이 추천 레스토랑 10위안에 있는 곳이기도하더군요. 모젤베이 우리숙소에서 차를 몰고 15분쯤 안쪽으로 가다보면 복합 쇼핑몰 같은 곳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는 해변도 있고 꽤 많은 야영객들이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고있었는데 그쪽에서도 조금더 가다보면 다양한 매장이 있는 야외쇼핑단지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곳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있습니다.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있는 피자집이라니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물놀이를 마치고 돌아올때부터 무척 바람이 불고 추웠던 탓에 저녁에는 쌀쌀했습니다. 날씨 때문에 뜨끈한 타이푸드국물이 땡겼지만, 추천음식 한번 먹어보자 싶어 가보았습니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았고 가족들이 1인 1판을 시켜서 먹고있는 외식모습과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치즈냄새가 입맛을 자극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우중충하고 비가 올것같아서 그런지 야외에서 식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아공사람들은 미세먼지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하늘을 보며 밖에서 먹기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비가 내릴것 같은 날씨에는 역시나 실내식사를 합니다. 야외에서 식사를 했을 법한 사람들이 모두 비와 바람을 피해 실내로 들어와서 그런지 안에는 들어서자마자 시장통처럼 부쩍거렸으며 동양인 두명의 등장으로 시선이 모두 집중되었습니다. 이런적이 한두번도 아닌 우리는 종업원이 안내하는 2인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메뉴판은 다양한 피자와 파스타들로 가득하였는데 우선은 피자는 남편의 촉대로 주문하였습니다. 저희 남편은 처음가는 곳에 가면 무조건 비싼 것을 시키는데 이곳에서 제일 비싼 피자를 주문하였습니다. 하프앤 하프 피자였는데 푸짐한 해산물이 가득한 해산물 피자와 스테이크가 통으로 올라간 스테이크피자였습니다. 한 1만8000원가량하였는데 한국에서 파는 화덕피자로 치면 저렴하지만, 남아공에서 워낙 저렴한 피자들을 먹었던 우리로서는 꽤 비싸다고 놀라긴 하였습니다.

확실히 추천해주는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남아공 답지않게 회전율이 빨랐고 피자는 무심하게 터벅터벅 올린 비주얼에 비해 도우가 쫄깃하였으며 어디한군데 탄데 없이 고르게 익어서 나왔습니다. 또한 토마토 소스는 기성제품을 퍼부은 피자에서 맛보지 못한 새콤함이 강했으며 각각에 올라간 토핑이 너무나도 신선한데 어디하나 튀지않고 잘 버루며진 느낌이였습니다. 오랜만에 제대로된 화덕피자를 먹은 듯했습니다. 

제가 고른 메뉴는 크림 파스타입니다. 그냥 스파게티면이 아니라 만두모양의 파스타를 시켰는데 파스타안에 옹골지게 짭짤하게 들어간 소고기가 씹히는 맛있는 크림 만두파스타였습니다. 워낙에 크림파스타가 느끼하지않고 고소하여서 첫맛은 걸죽한 사골 국물에 만두 건져먹는 느낌이 강했으며 파스타같지않게 만둣국같은 느낌까지 들었으며 느끼함 보다는 단백함이 강한 파스타였습니다.  남아공에서는 오일에 마늘과 고추를 갈아 주는 소스가 있는데 그 마늘과 고추 소스를 넣고 먹으니 더더욱 한국의 맛이 나는 묘한 파스타였습니다. 

남아공에서 살면서 단한번도 맛있는 파스타를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진짜 이탈리아노가 운영하는 파스타집에가야 그나마 맛있다 하고 일반적인 식당에서 주문하는 파스타는 뭔가 기성품 냄새가 많이 나서 실망하기 일쑤였는데, 진짜 남아공산지 3년만에 최고의 파스타를 먹은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배만 부르지 않는다면 다른 파스타도 시켜먹어보고 싶은 심정이였으나. 오늘의 식사는 이것으로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 Recent posts